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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Peppermint Candy):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는 강렬한 서사

by 아름답고 슬기롭게 2025. 2. 23.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Peppermint Candy)은 1999년 개봉 이후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삶을 거꾸로 따라가며 개인의 비극이 어떻게 사회적 맥락과 얽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독창적인 비선형적 서사와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며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 사회의 격동기를 생생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매 순간 최선이라 믿었던 선택들의 배신

 

줄거리

1999년의 어느 봄날, 인생의 모든 것을 잃은 마흔 살의 영호는 '가리봉 봉우회' 야유회 장소를 찾아간다. 낡은 점퍼와 닳아빠진 구두를 신은 그의 모습은 20년 전 이곳에서 순임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젊은 날의 영호와는 너무나 달랐다. IMF 외환위기로 사업은 망했고 가족은 그를 떠났으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모두 끊어졌다.

절망 속에서 그는 철도 위에 서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친다. 그 순간,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의 절규가 다가오는 기차의 소음을 뚫고 시간의 벽을 깨트린 것이다. 영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들을 거꾸로 여행하기 시작한다.

사흘 전으로 돌아가 그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사업 계약이 무산되는 순간을 다시 마주한다. 1994년 여름, IMF 이전 승승장구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1987년의 뜨거웠던 민주화 운동의 현장도 지난다. 1984년 가을에는 순임과 이별했던 그날로, 1980년 5월에는 광주의 아픔이 가득했던 시간으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1979년 가을, 스무 살의 영호는 대학 신입생 순임과 처음 마주친다. 그들의 순수했던 사랑이 시작되던 그 찬란한 순간, 영호는 깨닫는다. 자신의 인생이 어디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그리고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했는지를.

 

 


1. 비선형적 서사와 감각적 연출

박하사탕의 가장 큰 특징은 비선형적 서사를 통해 주인공 김영호(설경구)의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입니다. 이창동 감독은 시간을 역행하는 독창적인 구조를 활용해 인물의 변화를 더욱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영화는 김영호가 기차 위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외치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후 영화는 그의 인생을 역순으로 따라가며 그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제공하며 관객을 몰입시킵니다.

또한, 감독은 디테일한 연출을 통해 김영호의 감정과 삶의 변화 과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색채와 조명은 주인공의 심리 상태와 사회적 맥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박하사탕은 서사 구조와 시각적 연출이 결합된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는 교과서와 같은 작품입니다.

 

 


2.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초상

박하사탕은 1980년대와 1990년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단면을 생생히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영화는 김영호의 개인적인 비극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군인으로 참전했던 경험은 김영호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그의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됩니다.

또한, 영화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인해 김영호가 경제적 파산을 겪는 장면을 통해 한국 사회가 겪은 집단적 상처를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이러한 배경은 관객들에게 개인의 삶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강렬하게 상기시킵니다. 전문가들은 박하사탕을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반영한 사회적 초상으로 평가합니다.

 

 


3. 캐릭터와 감정선: 인간 본질에 대한 심오한 탐구

박하사탕은 강렬한 서사와 함께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며 관객과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합니다.

김영호는 영화 내내 점점 더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며 관객은 그의 변화를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설경구는 김영호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그의 분노, 고통 그리고 상실감을 섬세하게 표현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특히, 영화는 김영호가 어린 시절 연인이었던 순임(문소리)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깊은 감정적 울림을 제공합니다. 이는 관객에게 인간의 순수함과 상처받은 영혼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시대와 개인의 상처를 그린 걸작

박하사탕은 이창동 감독의 독창적인 연출과 설경구의 강렬한 연기가 결합된 걸작으로 개인의 비극과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비선형적 서사와 감각적 연출의 교과서이자 한국 사회의 비극적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남자의 이야기를 넘어 시대와 개인의 상처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박하사탕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한국 영화사에서 빛나는 명작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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